1392년 7월 17일, 수창궁. 옥새를 받아 든 손등에 오래된 활시위 자국이 남아 있었다. 마흔 해를 시위에 쓸린 자리였다. 「계집이 어찌 활을 드느냐.」 그 말을 한 자들의 이름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활을 든 여자의 이름만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성희(李成姬). 화령 변방에서 일곱 살에 처음 시위를 당겼고, 스물하나에 처음 사람을 죽였고, 마흔다섯에 왜구를 산째로 태운 여자. 고려의 왕은 그녀를 사냥개라 불렀다. 백성은 그녀를 장군이라 불렀다. 오직 한 사람, 삼봉 정도련만이 그녀를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 "장군. 이 군대라면, 무슨 일인들 못 하겠습니까." 나라를 통째로 갈아엎자는 뜻이었다. 그리하여 여자가 왕이 되었다. 왕이 되자, 그녀에게는 두 남편이 생겼다. 열일곱에 혼인해 서른 해를 함께 굶었으나 즉위 열 달 전에 눈을 감은 향부 한 서. 개경 최고 문벌의 아들로, 여왕의 침전에서 조정을 읽던 경부 강 현. 죽은 남편은 왕의 남편이 되지 못했고, 산 남편은 제 딸을 왕세녀로 올렸다. 그리고 그 딸의 이름이 왕세녀 교지에 적히던 날, 다섯째 왕녀 이방미가 마당에 무릎을 꿇은 채 어머니를 올려다보며 웃었다. "어마마마. 소녀가 아들이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 무릎을 꿇었겠습니까." 조선의 첫 여왕이 남긴 실록. 그 첫 장은, 왕이 제 손으로 제 딸의 이름을 지우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 * 본 작품은 실제 조선의 인물들을 ts하여 전개되는 ts/대체역사물(시대극)입니다. * 실제 조선의 역사와는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본래 본 작품의 제목은 '조선여왕실록'이 되는것이 맞으나, 작품의 웅장한 느낌을 위해 제목을 '여제' 실록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시대극 #ts #동양풍 #정치극 #조선 #판타지 #대체역사극 - [미계약작] 문의 : gchaelin510@gmail.com * 비정규적 연재입니다.
1392년 7월 17일, 수창궁. 옥새를 받아 든 손등에 오래된 활시위 자국이 남아 있었다. 마흔 해를 시위에 쓸린 자리였다. 「계집이 어찌 활을 드느냐.」 그 말을 한 자들의 이름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활을 든 여자의 이름만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성희(李成姬). 화령 변방에서 일곱 살에 처음 시위를 당겼고, 스물하나에 처음 사람을 죽였고, 마흔다섯에 왜구를 산째로 태운 여자. 고려의 왕은 그녀를 사냥개라 불렀다. 백성은 그녀를 장군이라 불렀다. 오직 한 사람, 삼봉 정도련만이 그녀를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 "장군. 이 군대라면, 무슨 일인들 못 하겠습니까." 나라를 통째로 갈아엎자는 뜻이었다. 그리하여 여자가 왕이 되었다. 왕이 되자, 그녀에게는 두 남편이 생겼다. 열일곱에 혼인해 서른 해를 함께 굶었으나 즉위 열 달 전에 눈을 감은 향부 한 서. 개경 최고 문벌의 아들로, 여왕의 침전에서 조정을 읽던 경부 강 현. 죽은 남편은 왕의 남편이 되지 못했고, 산 남편은 제 딸을 왕세녀로 올렸다. 그리고 그 딸의 이름이 왕세녀 교지에 적히던 날, 다섯째 왕녀 이방미가 마당에 무릎을 꿇은 채 어머니를 올려다보며 웃었다. "어마마마. 소녀가 아들이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 무릎을 꿇었겠습니까." 조선의 첫 여왕이 남긴 실록. 그 첫 장은, 왕이 제 손으로 제 딸의 이름을 지우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 * 본 작품은 실제 조선의 인물들을 ts하여 전개되는 ts/대체역사물(시대극)입니다. * 실제 조선의 역사와는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본래 본 작품의 제목은 '조선여왕실록'이 되는것이 맞으나, 작품의 웅장한 느낌을 위해 제목을 '여제' 실록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시대극 #ts #동양풍 #정치극 #조선 #판타지 #대체역사극 - [미계약작] 문의 : gchaelin510@gmail.com * 비정규적 연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