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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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림의 개. 윤설아는 제 처지를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다. 늘 정해진 자리에 예쁘게 놓이고, 상품성 있는 과일처럼 보기 좋게 웃고. 스물다섯 살이나 많은 남자에게 팔려 가라면, 그에게 기꺼이 목줄을 내어주는 것. 설아에게 허락된 삶은 그뿐이었다. 그런 설아에게도 단 한 번, 탐이 나던 남자가 있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그때는 제대로 만납시다.” 언니의 남자가 될 사람이었다. 다섯 해 전, 설아에게 입을 맞췄던 강태하는. 그만은 저를 윤림의 사생아가 아닌, 그저 한 여자로 기억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도망쳤다. 본명조차 알려주지 못하고 끝낸 두 달. 스쳐간 인연으로 시간 속에 잊혔을 줄로만 알았다. 다섯 해 뒤, 그와 다시 만났다. 설아는 스물다섯 살이나 많은 남자의 신붓감으로. 강태한, 그는 언니의 결혼 상대로. “처음 뵙겠습니다. 윤설아입니다.” 모르는 척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윤설아.” 그가 처음 듣는 제 이름을 느리게 되뇌이기 전까지는. “오 년이 걸렸습니다. 당신 이름 하나 듣는 데.” “언니와 결혼하실 분이 이러시면 곤란해요.” “곤란한 건 그쪽 사정이고.” 갖고 싶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하고, 한번 쥔 것은 단 한 번도 놓아 본 적 없는 남자. "이번에는 또 어디로 도망갈 생각입니까." 강태한은, 윤설아를 잊어 줄 생각이 없었다. “넌 언제나, 내가 잡은 줄 안에 있어.” 그때, 설아는 깨달았다. 윤림이 틀어쥐고 있을 줄 알았던 개줄이, 이미 이 남자의 손에 놓여 있다는 것을. ahyeondo1@gmail.com

윤림의 개. 윤설아는 제 처지를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다. 늘 정해진 자리에 예쁘게 놓이고, 상품성 있는 과일처럼 보기 좋게 웃고. 스물다섯 살이나 많은 남자에게 팔려 가라면, 그에게 기꺼이 목줄을 내어주는 것. 설아에게 허락된 삶은 그뿐이었다. 그런 설아에게도 단 한 번, 탐이 나던 남자가 있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그때는 제대로 만납시다.” 언니의 남자가 될 사람이었다. 다섯 해 전, 설아에게 입을 맞췄던 강태하는. 그만은 저를 윤림의 사생아가 아닌, 그저 한 여자로 기억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도망쳤다. 본명조차 알려주지 못하고 끝낸 두 달. 스쳐간 인연으로 시간 속에 잊혔을 줄로만 알았다. 다섯 해 뒤, 그와 다시 만났다. 설아는 스물다섯 살이나 많은 남자의 신붓감으로. 강태한, 그는 언니의 결혼 상대로. “처음 뵙겠습니다. 윤설아입니다.” 모르는 척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윤설아.” 그가 처음 듣는 제 이름을 느리게 되뇌이기 전까지는. “오 년이 걸렸습니다. 당신 이름 하나 듣는 데.” “언니와 결혼하실 분이 이러시면 곤란해요.” “곤란한 건 그쪽 사정이고.” 갖고 싶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하고, 한번 쥔 것은 단 한 번도 놓아 본 적 없는 남자. "이번에는 또 어디로 도망갈 생각입니까." 강태한은, 윤설아를 잊어 줄 생각이 없었다. “넌 언제나, 내가 잡은 줄 안에 있어.” 그때, 설아는 깨달았다. 윤림이 틀어쥐고 있을 줄 알았던 개줄이, 이미 이 남자의 손에 놓여 있다는 것을. ahyeondo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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