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수식언은 만년과장. 꿈은 가늘고 길게 버티기. 특기는 흐린눈 뜨기. 하지만 명예퇴직 권고를 받고 고민할 틈도 없이 교통 사고로 의식을 잃었다. 눈을 뜨니 무림 천하제일 책사 ‘적량’의 후계자가 되어 있었고, 30년을 그렇게 책사로 살았다. 은밀하게, 교묘하게. 의외로 만년과장보다 적성에 잘 맞더라. 내 계략으로 우리 문파는 무림을 평정했으니까. 그런데 영광은 늘 무인들 차지였지. 빡쳤다. 그래서 광마 적패산이 만든 '패왕혈단'을 삼켰다. — 미친 내공이 담긴 그 약을. 천하제일의 책사가 무공까지 갖추면 불세출의 고수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주화입마에 빠져 정신줄을 놓아버렸지. 게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다시 만년과장으로 돌아와 버렸다. 좋게 생각하자. 30년 내공의 천하제일 무림 책사에게 가늘고 길게 버티는 것, 뭐 어렵겠어? 너희들의 눈치는 다 읽히고. 속내는 다 보이니까. …그런데 왠지, 예전처럼 못 참겠어.
내 수식언은 만년과장. 꿈은 가늘고 길게 버티기. 특기는 흐린눈 뜨기. 하지만 명예퇴직 권고를 받고 고민할 틈도 없이 교통 사고로 의식을 잃었다. 눈을 뜨니 무림 천하제일 책사 ‘적량’의 후계자가 되어 있었고, 30년을 그렇게 책사로 살았다. 은밀하게, 교묘하게. 의외로 만년과장보다 적성에 잘 맞더라. 내 계략으로 우리 문파는 무림을 평정했으니까. 그런데 영광은 늘 무인들 차지였지. 빡쳤다. 그래서 광마 적패산이 만든 '패왕혈단'을 삼켰다. — 미친 내공이 담긴 그 약을. 천하제일의 책사가 무공까지 갖추면 불세출의 고수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주화입마에 빠져 정신줄을 놓아버렸지. 게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다시 만년과장으로 돌아와 버렸다. 좋게 생각하자. 30년 내공의 천하제일 무림 책사에게 가늘고 길게 버티는 것, 뭐 어렵겠어? 너희들의 눈치는 다 읽히고. 속내는 다 보이니까. …그런데 왠지, 예전처럼 못 참겠어.
